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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페이지 내용 : 본고장 공략에 나선 K뮤지컬의 야심 2024년은 한국 뮤지컬이 아시아를 넘 어 뮤지컬 본고장인 미국 뉴욕 브로드 웨이와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 잇따라 진출하며 시장을 확대한 의미 있는 해 다. 먼저 물꼬를 튼 건 오디컴퍼니의 신 춘수 대표가 4월 뉴욕 브로드웨이 시어 터에서 개막한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 설을 토대로 한 이 작품은 1920년대 뉴 욕을 배경으로 아메리칸드림의 타락과 절망을 그렸다. 위대한 개츠비 는 한국 프로듀서가 브 로드웨이에서 창작진을 구성해 작품 개 발부터 투자, 캐스팅까지 전 과정을 주 도하는 리드 프로듀서lead producer로 처 음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 국의 여러 프로듀서나 뮤지컬 제작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브로드웨이와 웨 스트엔드 뮤지컬에 투자 또는 공동 제 작 형태로 참여해왔다. 신 대표의 경우 앞서 브로드웨이에서 드림걸즈 , 홀 러 이프 야 히어 미Holler If You Hear Me , 닥터 지바고 등의 공동 프로듀서coproducer로 나섰다가 잇따라 흥행 실패를 맛봤다. 하지만 위대한 개츠비 는 개 막 이후 지금까지 안정적인 티켓 판매 기준인 주당 평균 100만 달러를 넘기며 순항 중이다.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받기도 한 이 작품은 2025년 4월엔 웨스트엔드에 서 막을 올린다. 그런가 하면 한국인 작사가 겸 극작가 박천휴와 미국인 작곡가 윌 애런슨Will Aronson의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 도 뉴욕 벨라스코 극장Belasco Theatre에서 10월 프리뷰를 시작해 11월 정식 공연에 들어갔다. 이 작품은 근미 래 서울에서 도우미 로봇 올리버와 클레 어가 함께 제주도에 가며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이야기다. 2014년 우란문화재 단에서 처음 기획돼 이듬해 낭독공연과 트라이아웃 시범 공연 을 거쳐 2016년 서울 초연 이후 지금까지 다섯 번째 시 즌이 진행됐다. 두 콤비는 어쩌면 해피엔딩 대본을 쓸 때부터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을 동시 에 작업했다. 영어 버전은 2016년 뉴욕 에서 열린 낭독공연에서 현지 프로듀서 의 관심을 끌어 2020년 애틀랜타에서 트라이아웃이 진행됐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미뤄졌다가 마침내 개막 한 어쩌면 해피엔딩 은 국내 소극장에 서 시작된 작품이 브로드웨이에서 오픈 런 한다는 점에서 한국 뮤지컬사를 새로 쓰게 됐다. 또 영국 런던에서는 제작사 라이브 주 국내외를 놀라게 한 화제의 공연 글. 장지영 국민일보 선임기자 14 GOOD-BYE2O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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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페이지 내용 : 트! 에 출연하면서 시작됐다. SM엔터 테인먼트와 전속 계약 분쟁을 겪느라 방 송이나 콘서트에서 볼 수 없던 김준수가 무대에 나오자, 일본 팬들이 앞다퉈 모 차르트! 를 보러 서울에 온 것이다. 이 후 한국 뮤지컬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본 일본 제작사와, 일본 시장을 개척하고 싶었던 한국 제작사가 손을 잡고 2011 년부터 일본에서 잇따라 공연을 올리기 시작했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티켓 가격 등 도를 넘은 스타 마케팅 상술이 문제가 되면서 뮤지컬 한류는 초반엔 K팝 인기에 기댄 파생상품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거품이 빠지면서 오히려 안정적으로 자 리잡았다. 2010년대 중반부터 일본·중 국·대만 등 아시아권에서 라이선스를 통한 현지화 공연이 주류가 됨에 따라 ‘K팝 스타’가 아니라 ‘K뮤지컬’의 작품성 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의 제안으로 문 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2016년부터 해외에서 개최하고 있는 ‘K-뮤지컬로드쇼’는 K뮤지컬의 해외 진 출과 유통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들의 쇼케이 스, 낭독공연, 비즈니스 미팅 등을 지원 하며, 2016-2019년 중국에서 집중적으 로 열린 뒤 일본·대만·홍콩·미국·영국 으로 확장됐다. 여기에 2021년부터 서 울에서 국내외 뮤지컬 관계자와 투자자 등이 모이는 뮤지컬 장르 전문 마켓 ‘K뮤 지컬국제마켓’도 단계별 전략에 따라 해 외 진출을 돕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 원회도 2019년 공연예술 중장기 창작 지원,2021년 창작뮤지컬해외유통지원 사업을 각각 도입해 K뮤지컬의 해외 진 출에 힘을 실어줬다. 이런 공적 지원 프로그램은 국내 제작 사들이 아시아권에서 나아가 영미권으 로 시장을 확장하려는 도전에 나서도록 자극하고 있다. 덕분에 매년 여러 편의 K뮤지컬이 런던과 뉴욕에서 현지화 기 반 낭독공연과 트라이아웃을 잇달아 진 행하고 있다. 실례로 제작사 라이브 주 의 뮤지컬 마리 퀴리 는 2022년 ‘K-뮤 지컬로드쇼 in 런던’을 통해 영국 배우들 과 45분가량 쇼케이스를 거친 뒤 한국 문화예술위원회 중장기 창작지원으로 2023년 런던에서 전막 쇼케이스를 열 고, 2024년에는 영국 창작진의 한국 초 청 및 국내 창작진과의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해외 진출을 통해 한정된 내수시장을 극 복하려는 한국 프로듀서들의 의지와 국 가 차원의 지원에 힘입어 K뮤지컬은 이 가 영국 스태프·배우 등과 현지화를 거 친 마리 퀴리 가 6-7월 공연됐다. 이어 서 또 다른 창작뮤지컬 유앤잇YOU & IT 의 현지화 버전은 8월 영국 에든버러 페 스티벌에서 관객과 만났다. 사실 K뮤지컬의 해외 진출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시도됐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선구자와 같은 명성황후 가 1997년 뉴욕과 2002년 런던에서 공연을 올린 것이다. 런던 공연은 한국 배우들이 영 어로 대사와 가사를 직접 소화하기까지 했다. 짧은 기간 일회성 공연에 그쳤지 만, 프로듀서 겸 연출가 윤호진 에이콤 대표의 도전정신은 높이 살 만하다. 2000년대에는 아시아를 강타한 한류 와 한국 뮤지컬 시장의 성장 속에 K뮤지 컬이 일본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일본 에 한류를 일으킨 드라마 겨울연가 를 원작으로 한 동명 뮤지컬이 2006년 선 보인 것이 시작이다. 이어서 창작뮤지 컬 달고나 와 사랑은 비를 타고 가 2007년 아뮤즈, 2008년 도호 등 현지 제작사와 라이선스 계약으로 공연됐다. 특히 한국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고전인 사랑은 비를 타고 는 이후에도 꾸준히 일본 무대에 올려졌다. 소위 ‘뮤지컬 한류’는 2010년 그룹 동방 신기 출신의 김준수가 뮤지컬 모차르 제 아시아를 넘어 본고장인 브로드웨이 와 웨스트엔드에서 기지개를 켜기 시작 했다. K뮤지컬의 세계화는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Matthew Murphy and Evan Zimmerman stage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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