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페이지 내용 : 세계화에 대응하는 대도시 발레단의 자세 지금도 전 세계 대도시 발레단은 공 적이든 사적이든 안무가의 재능에 따라 흥망을 달리한다. 대중의 가시 권에 들기 위한 이들의 노력으로 발 레라는 예술이 존립할 수 있다. 무용 가의 상상력, 독창성, 창의성, 오라 aura와 감성이 움직임으로 전이되면 서 발레는 여전히 발전한다. 바로 이 들을 묶어내는 그릇이 ‘도시’다. 발레 를 현대 예술 작품으로 전환하는 과 정에 대도시의 물적 지원이 개입한 다. 특별한 안무와 무용 인재의 가 능성에 투자한 도시가 장기간 양질 의 발레와 작품을 제작했고, 도시 의 시민이 이를 향유할 수 있었다. 과거 기준으론 러시아 상트페테르 부르크·모스크바의 갈리나 울라노 바Galina Ulanova·마야 플리세츠카야 Maya Plisetskaya, 쿠바 아바나의 알리 시아 알론소Alicia Alonso, 덴마크 코펜 하겐의 에릭 브룬Erik Bruhn이 그 경 우다. 뉴 밀레니엄을 전후해선, 독 일 함부르크의 존 노이마이어John Neumeier, 프랑크푸르트의 윌리엄 포 사이스William Forsythe, 부퍼탈의 피나 바우슈Pina Bausch, 프랑스 파리의 루 돌프 누레예프Rudolf Nureyev, 엑상프 로방스의 앙줄랭 프렐조카주Angelin Preljocaj, 영국 런던의 크리스토퍼 휠 던Christopher Wheeldon·웨인 맥그레거 Wayne McGregor·아크람 칸Akram Khan, 미국 뉴욕의 알렉세이 라트만스키 Alexei Ratmansky·저스틴 펙Justin Peck이 그 사례다. 노이마이어는 51년 동안 함부르크 발레를 감독했고 지역 오페라하우스 에 머물던 곳을 추상 발레와 스토리 텔링 발레의 메카로 탈바꿈시켰다. 새들러스 웰스에서 공연한 웨인 맥그레거 컴퍼니 Autobiography ©Ravi Deepres 런던 ‘현대무용의 아이콘’ 새들러스 웰스 전경 ©Philip Vile 46ARCHIVE
49페이지 내용 : 국내외 열광적인 발레 팬들이180만 인구의 함부르크와 발레단의 투어 국가에 모였다. 포사이스는 1984년 부터 2004년까지 프랑크푸르트 발 레를 감독했고 시의 재정 지원이 끊 기자, 발레단 후신으로 포사이스 컴 퍼니The Forsythe Company를 2005년부 터 2015년까지 10년간 운영했다. 70만 인구의 프랑크푸르트는 지금 도 알테 오퍼Alte Oper Frankfurt의 오페 라는 유명하지만, 포사이스가 도시 를 떠난 이후 발레 문화는 몰락했다. 한편, 누레예프와 파리의 관계만큼 현대 발레 역사에 극적이고 상호 유 익한 관계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는 키로프 발레의 유럽 투어 도중 파리 로 망명했고 파리 오페라 발레의 게 스트 무용수로 정기적으로 초대되면 서 안무가와 발레단 감독으로 재임 했다. 본인의 기량을 춤과 안무로 남 겼고, 실비 기옘Sylvie Guillem 같은 재 능 있는 무용수를 발굴해 에투알로 지명했다. 알바니아계 프렐조카주 는 프랑스 정부의 공공 정책을 통해 파리를 떠나 인구 15만의 프랑스 남 부 엑상프로방스에서 자립했다. 프 렐조카주 발레를 안정적으로 지원하 기 위해 프랑스 각급 정부가 안무센 터 ‘파비옹 누아Pavillon Noir’를 짓고 재 정부터 운영 전반을 책임진 것. 예술 축제의 경쟁력을 높게 사는 엑상프 로방스에 근거하지 않았다면 프렐조 카주는 재능 있는 안무가에 머물렀 을 것이다. 런던의 클래식 발레와 현대무용의 아이콘인 로열 오페라하우스Royal Opera House와 새들러스 웰스Sadler’s Wells는 2000년대 초반부터 영국 여 빌Yeovil 출신의 크리스토퍼 휠던, 스 톡포트Stockport 태생의 웨인 맥그레 거, 런던 외곽 램버스Lambeth에서 태 어난 아크람 칸에게 신작 기회를 주 면서 경쟁을 붙였다. 비평가 주디스 매크럴Judith Mackrell은 이들의 활약에 고무돼 “런던이2000년대 중반 이후 파리를 제치고 유럽 현대무용의 핵 심으로 자리잡았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영국이 유럽연합에 머물던 시 절, 런던은 이들의 실험적인 발레 단 편으로 ‘창의 영국Creative UK’의 캠페 인을 실현했다. 브렉시트 이후 이들 은 각개 약진하고 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러시아 볼 쇼이 발레를 감독한 라트만스키는 볼쇼이 발레 행정 수뇌와의 갈등 끝 에 미국으로 터전을 옮겨 2009년부 터 2023년까지 아메리칸 발레 시어 터American Ballet Theatre에서 상주안무 가로 활동했다. NYCB에는 2023년 8월 상주안무가로 영입됐다. 푸틴 정권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맹비난하 면서 러시아와 관계를 단절한 탓에 뉴욕이 피신처이자 안식처가 됐다. 미 서부 샌디에이고에서 자란 펙은 NYCB 역사상 가장 어린 상주안무 가다. 무용수로 경력을 시작해 발레 단의 상징적인 레퍼토리가 무엇인지 관찰하고 이를 계승한 순발력은 순 전히 뉴욕의 자산을 몸에 익힌 덕이 다. 대중문화 코드를 발레에 녹이는 천부적인 재능도 팝문화에 개방적인 뉴욕에서나 꽃피울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