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페이지 내용 : 해 국악적 요소를 끌어온다. BTS 슈가는 ‘대취타’를 부르고,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서 지수의 거문고 연 주를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질적인 문화를 섞는 게 아니라 한국인으로서의 나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소스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서태지의 ‘하여가’가 장르 간 섞임을 의도했다면, 지드래곤의 ‘늴리리야’는 민요 자체가 창작의 씨앗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악 창작에도 자연스레 드러난다. 문화의 경계가 충분히 흐려졌고, 젊은 세대가 갖는 국악에 대한 무거운 의무감보다는 창작자의 음악적 취향이나 표현이 강화되고 있다. 향유자 역시 점 점 국악을 여러 장르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자신만의 취향으로 선택하니 다행이랄까. 음악은 사회적 흐름과 같이한다. 음악이 음악만으로 사랑받는 시대는 지나고, 향유하는 플랫폼 이 바뀌었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경험적 감상이다. 관객과의 감성적 공유가 이뤄지고 명확한 메시지가 있다면 계속 찾게 되고, 그 음악은 살아남는다. 지원금을 받고 치르는 일회성 공 연은 지양하고, 작가적 마인드를 가진 예술가의 지속성이 드러나면 좋겠다. 콘텐츠의 연결은 중요하다. 여 기에 공연장의 음악이 음반·굿즈, 그리고 청중이 소통할 공간으로 잘 연결된다면 어떨까. 옴니보어인 나 도 국악 덕질 좀 해 보게 말이다. 구수정은 음악을 매개로 다양한 글쓰기를 한다. 제4회 국립극장 젊은 공연예술 평론가상 대상을 받으며 평론가로 등단했다. 에세이 ‘가끔은 혼자이고 싶은 너에게’, ‘마음을 듣고 위로를 연주합니다’를 썼다. 생활 속으로 들어온 공예문화 공예가의 작업을 작가의 세계관을 담는 작품 활동이자 생활과 친근하게 재인식하게 된 것은 생 각보다 얼마 되지 않았다. 사실 오브제, 민속품이라는 인식이 컸다. 1990년대 후반부터 개최된 비엔날레 는 대중의 인식에 전환을 시도한 상징적인 행사였다. 이때 시작된 경기도자비엔날레·청주공예비엔날레 는 전시와 체험·학술행사 등 관람객 참여 행사가 연계 구성됐다. 비엔날레는 예술감독이 제시한 주제를 중심으로 개최되기에 종합적이면서도 시의성을 담고 있다. 초기의 화두는 공예의 본질, 작가의 창작 세계 를 반영한 작품이자, 본래 일상생활에서 사용했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현재적 물질이라는 점에서 자연 스러운 그 개념을 제시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본격화했다. 다양한 유형의 전시와 행사·연구가 점차 증가했고 공예트렌드페어·핸드메이드페어 등 공예 가·공방·산업체가 전시와 판매를 병행하는 행사도 활성화했다. 2010년대부터 2020년대 공예 행사의34
37페이지 내용 : 증가세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공예백서’ 발행이 시작된 2012년 전시, 국제 행사, 지역 축제, 복합 문화 행사, 공모전 등 총 518건의 공예 행사가 열렸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거리두기로 인한 시간별 인원 제한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2년보다 2배로 증가한 1,062건이 개최됐으며 유형도 다양해졌다. 엔데믹에 이른 2022년에는 1,808건의 행사가 개최됐다. 행 사는 공예 저변 확대를 목적으로 하지만 동시에 대중의 호응이 없으면 위축되기 마련이다. 수치로 나타나 는 급격한 증가세는 공예와 대중 간의 소통이 그만큼 활발해졌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전시회에 가면 작품 만 있는 것이 아니다. 친절한 설명도 있고, 생활에 유용한 소품도 상당히 많다. 소셜미디어 포스팅을 살펴 보면 작가의 이야기를 읽은 후 숟가락이나 컵·책갈피와 같은 소품을 구매하고, 그 작가에 대해 다시 찾아 보고 흥미를 느껴 또 전시를 찾고 작품을 사게 된 이야기, 전시 관람기와 인증사진 등을 자주 본다. 2020 년대 요즘, 확실히 예전보다 공예는 친근해졌다. 공예에 관심이 증가할수록 함께 활성화하는 것이 전시다. 최근 공예가의 활동을 보면 자신의 세 계관을 응축한 작품 활동과 대중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유형과 주제를 지닌 전시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는 전수조사가 이뤄진 2022년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1,808건 행사 중 전시가 차 지하는 개최 비율은 92.4%에 해당하는 1,637건이다. 개인전이 43.6%, 기획전·공모전·졸업전 등이 포 함되는 단체전이 56.4%다. 전시 주제와 공간도 다채로워졌다. 2024년 전시를 보면 기존의 미술관·박물관 같은 전문 공간 은 물론 공예가와 기획자의 협업으로 창덕궁 같은 궁의 공간을 활용해 조선 시대 왕실 공예품을 재해석한 전시도 열리고, 주택이나 건물의 로비 등 일반 생활공간을 활용하기도 했다. 전시 주제도 공간, 특정 기물, 공통 분야, 전통이나 생활과 같은 삶을 연계한 문화적 테마, 개인적인 생각이나 서사, 소설이나 동화 등 이 야기의 차용, 환경이나 사회 문제에 관한 생각과 해석 등 굉장히 다양하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공예가의 적극적인 활동도 눈에 띈 다. 도록에 담기는 공예가의 이야기는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해졌다. 아티스트 토크 같은 연계 행사를 개최해 대중과 작품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도 활발하게 열린다. 또 단체전을 중심으로 전시 주 제나 최근 공예계의 경향에 관한 이론가·공예가·기획자의 학술적 연구 발표와 토론을 연계 행사로 마련 하는 경우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다양해진 전시 주제와 공간, 소통 방식은 당분간 지속되리라 생각한다. 요즘 나의 개성을 담은 여가와 소비는 라이프스타일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가끔 기분을 환기 하고 싶거나 나의 취향을 반영한 물건을 쓰고 싶을 때 공예품을 사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최근 박물관이나 미술관 아트숍·공방·프리마켓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 숍,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편리하게 공예품을 구 입할 수 있다. 예전과 비교해보면 접근성이 굉장히 좋아졌다. 그리고 공예품을 직접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