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페이지 내용 :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 STEDELIJK MUSEUM AMSTERDAM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관, 암스 테르담 시립미술관은 백남준의 작품을 초창기에 수집한 미술관 중 하나다. 백 남준의 상징적인 설치작 TV Buddha 를 소장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상 이 송출되는 TV와 앉은 부처상이 서로 마주 보는 작품으로, 시간의 본질에 대 한 탐구와 선禪 철학이 담겼다. 미술관 측은 1977년 백남준 개인전을 개최한 후 관심을 기울이며 여러 작품을 구입했 다. 2020년에는 소장작을 비롯한 백남 준 대표작들을 모은 《The Future Is Now》 전시에서 그의 작품 세계를 다시 조명하 기도 했다. 스미스소니언 미국 미술관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백남준의 대작 Electronic Super highwayContinental U.S., Alaska, Hawaii 를 볼 수 있는 곳. 미국의 고속 도로 시스템, 케이블TV, 그리고1990년 대 등장한 인터넷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유쾌하게 다룬 작품이다. 스미스소니언 은 백남준에 대한 사랑으로 유명하다. 미술관 연구 부서 중 하나가 ‘백남준 아 카이브’일 정도. 백남준 타계 후 무려 7 대의 트레일러로 뉴욕에서 워싱턴까지 그의 유품을 운반해 모은 것으로 알려진 다. 그가 수집한 장난감부터 1964년 작 Robot K-456 을 포함한 로봇 작품, 음 악과 연계한 초기 퍼포먼스 기록, 레코 드와 라디오, TV 장비 등이 포함된다. 아 카이브 내 인상적인 작품은 존 케이지와 우정을 기리는 재치 있는 작품 Cage in Cage 이다. 백남준 아카이브는 사전 예 약을 거쳐야만 방문 가능하니 최소 2주 전 예약 필수. 뉴욕 현대미술관 MOMA, THE MUSEUM OF MODERN ART 백남준은 1960년 중반 뉴욕으로 이주 했다. MoMA은 백남준의 제2의 고향이 나 다름없는 뉴욕 시절의 역사를 담고 있다. 대표 소장작으로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TV를 암울하게 묘사한 것에 대한 응답으로 1984년 새해 첫날 세계 곳곳에서 방영한 Good Morning, Mr. Orwell 이 있다. 팝 뮤직비디오·퍼 포먼스·비디오아트와 각국의 무용이 어우러진 녹화 영상을 쌍방향 위성 생중 계하며 시공간의 소통을 추구했다. 플 럭서스 운동의 기록도 아카이브에 소장 하고 있다. 소장작의 공개 여부는 수시 로 바뀌는데, 현재는 La Monte Young with Nam June Paik 이 전시돼 있다. 테이트 모던 TATE MODERN 테이트 모던은 2000년 개관한 영국 사 우스뱅크에 위치한 화력발전소를 개조 한 미술관. 역사는 짧지만, 발전소 형태 를 이용한 거대한 규모를 갖춘 데다 런 던시의 재정적 지원으로 현대미술 성 지나 다름없다. 테이트 모던은 플럭서 스 초기 백남준의 퍼포먼스 오브제부 터 9대의 빈티지 베이클라이트 라디오 로 만든 Bakelite Robot , 축음기 안에 백남준이 레코드판을 부수는 퍼포먼스 영상을 매치한 Victrola 등 후기 작품 까지 소장하고 있다. 독특한 작품으로 Nixon 도 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 재 임 당시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담은 작 품이다. 백남준은 원형 자기 코일을 사 용해 권위적인 인물을 화면상에서 일 그러뜨리며 일종의 시각적 풍자를 펼쳤 다. 무엇보다 테이트 모던이 백남준 작 품을 소장한 데는 미술관과 장기 후원을 맺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역할이 컸다. 덕분에 백남준 섹션이 따로 구성됐으 며, 2019년에는 대규모 회고전도 열렸 다. 아쉽게도 백남준 섹션은 2024년 종 료됐지만, 소장품 일부는 때에 따라 전 시되며 예약하면 아카이브에서도 열람 할 수 있다. 퐁피두센터 CENTRE POMPIDOU 외관 자체로 파리의 명물인 퐁피두센 터. 프랑스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이곳 에서 1982년 백남준은 당시 최대 규 모였던 작품, 384대의 TV로 구성된 Tricolor Video 를 선보였다. 작품은 이 후 다다익선 을 비롯한 대형 작품을 제작하는 초석이 됐다. 1977년 오픈한 퐁피두센터는 이듬해 《Nam June Paik, Jardin-vidéos》 전시를 여는 등 개관 초 기부터 백남준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표했다. 고대 달의 상징과 TV를 병치해 미디어와 관찰이라는 주제를 탐구한 Moon is the Oldest TV 를 비롯해 백남 준의 주요작을 여럿 소장하고 있다. 퐁 피두센터는 올 5월부터 장기 보수에 들 어가기에 리노베이션이 끝나는 2030 년에야 작품을 만날 수 있다. 30 PIONEER OF THE KOREAN ARTS venue ©John Lewis Marshall ©Timothy Hursley ©Brett Beyer ©Tate Modern ©WilliamMurphy
33페이지 내용 : 삶과 예술의 경계에서 창작을 다시 돌아보다 196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과 ‘뮤지컬에 대한 뮤지컬’이라는 구조적 특성에서, 음악적으로 도 독특한 지점이 많을 것 같습 니다.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최종윤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예술이 등 장하는 과정을 다루는 만큼, 현대적인 사운드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동시에 정치적 상황도 고려한다면, 1960-70년 대 음악이 중요하겠다고 생각했죠. 그 런데 작업을 계속하면서 느낀 건, 이들 이 겪는 상황이 단지 특정 시대에만 국 한된 이야기는 아니라는 거예요. 뮤지 컬 역사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 일이기도 하고, 지금 우리의 연습실 안에서도 여 전히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이야기 자체가 그런 보편성을 지닌다 면, 음악에서도 역사 전반을 아우르는 접근이 훨씬 흥미롭겠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뮤지컬 역사 속 다양한 음악 스 타일을 오마주하거나 패러디하는 접근 을 활용했습니다. 이런 음악적 방향성 이 작품의 메시지를 더 입체적으로 전할 수 있길 바라고 있어요. 어떤 작품의 모티프가 사용됐 나요? 최종윤 어떤 작품의 어떤 장면을 참고했 는지 대략적으로만 정리했는데도, 몇 페이지가 될 정도더라고요. 한국 뮤지 컬에 영향을 준 작품이라기보다는, 뮤 지컬 작곡가 최종윤을 존재하게 한 작품 들을 중심으로 가져왔어요. 짧게는 한 마디에서부터 좀 더 긴 마디까지, 아주 오래된 고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30여 편의 작품이 섞여 있어요. 모두 찾 아내는 분이 계시면 정말 반가울 것 같 아요. 웃음 이런 음악적 방향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넘버가3번 ‘그게 바로 뮤지 컬이니까요’인데요. 이 콘셉트는 1막 전 체를 관통하며 이어집니다. 특별히 1막에 자주 등장하도 록 한 이유가 있을까요? 최종윤 극 중 인물들이 뮤지컬이라는 예 술 장르를 잘 모르는 상태다보니,1막은 이런저런 요소들을 차용하는 방식에 가 까워요. 반면 2막에서는 자신들만의 뮤 지컬을 만들면서 고전적인 뮤지컬 작법 을 따르게 돼요. 1막에 등장한 인물이 나 상황을 2막에서 새로운 형식으로 표 현하고, 리프라이즈reprise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구조 이고요. 메타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더 퍼스트 그레잇 쇼 의 상황 이 두 분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 지 않을까요? 최종윤 극 중 작곡가가 저지르는 실수들 은 사실, 제가 했던 실수이기도 합니다. 곡에 대한 작곡가의 의도가 있지만, 아 무도 그걸 이해하지 못하거나 되레 황당 해할 때가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지금 이게 작품 속 이야기인지, 현재의 나인 지 헷갈리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웃음 박해림 결국 공연이 오르면, 그런 모든 과정은 귀여운 에피소드로 남기도 하 죠. 웃음 작품 속 상황 자체가 더 퍼스 트 그레잇 쇼 를 준비하는 제 모습과 많 이 닮았다고 느꼈어요. 의견을 맞춰가 는 작업이 필요하고, 그게 어떻게 보면 과정 속의 자기 검열이라고도 볼 수 있 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과정을 험악하 게 그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우리 삶도 그렇잖아요. 어떤 걸 처음 시도한 이들 을 보면 대단한 사명감보다는 개인적인 호기심과 작은 욕망에서 출발할 때가 많 죠. 작품 속 예술가들도 자기들이 하는 게 엉성하다는 걸 몰랐던 게 아니에요. 그런데 다 알면서도 그 작업을 소중히 여기고 끝까지 끌고 가서 결국 무대에 올리려 노력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 금의 박해림이라는 창작자도 있게 된 셈 이에요. 더 퍼스트 그레잇 쇼 는 그 고 마움에 대한 헌사이기도 해요. 최종윤 작곡가는2011년, 박해 림 극작가는 2016년에 데뷔해 어느새 뮤지컬 창작자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 도 뮤지컬을 계속하게 만드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최종윤 처음 뮤지컬을 봤을 때, 막연하게 이런 부분에 놀랐던 것 같아요. ‘저 많은 걸 어떻게 저렇게 많은 사람이 맞춰서 해내지?’ 뮤지컬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쓰 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는 예술이에 요. 각자의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생각을 공유하고, 때론 충돌하면서 하 나의 작품을 완성해가는 쫀쫀한 과정이 매력적이에요. 그 점이 여전히 놀랍고 재미있습니다. 박해림 저는 뮤지컬에서는 항상 음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음악은 어 떤 세계든 뛰어넘을 수 있잖아요. 뮤지 컬에서도 바로 그런 순간, 음악이 등장 하죠. 그건 다른 예술 형태에서는 쉽게 구현할 수 없는 일이에요. 창작자로서 도 뭔가를 뛰어넘어야 할 때 음악을 쓰 게 되죠. 웃음 결국 그 부분이 저에게 가 장 큰 만족을 줘요. 저 역시 좀 지쳐 있던 상황에서 더 퍼스트 그레잇 쇼 를 시작 했어요. 평소에도 굳이 작업에 어떤 의 미를 찾으려는 편은 아닌데, 이번에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 었어요. 모든 일에는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있듯, 뮤지컬 시장도 마찬가지잖 아요. 그런 현실적인 상황이나 문제에 도 쉽게 타협하지 않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됩니다. PIONEER OF THE KOREAN ARTS interview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