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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페이지 내용 : 서울, 한류와 함께 세계를 매료하다 2000년대 초반 박사 학위 공부를 위해 영국에 갔을 때만 해도, 유럽 내 한국의 인지도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한국은 어디에 있는지, 한국에서는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곤 했다. 내심 자존심이 상하고 속상했지만,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유럽과 역사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은 일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2025년 지금, 전 세계는 한국의 매력에 흠뻑 취해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한 국의 물결, 한류Hallyu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북미·유럽·중동 등으로 확산하며 세계적으로 강력한 영향력 을 발휘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표한 ‘2025 해외한류실태조사’ 자료에 따르 면, 2024년 기준으로 해외 28개국에서 26,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호감 도는 평균 70.3%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들이 한국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은 월평균 14시간으로, 전년 대비 약 2.4시간 증가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음식 53.7% , 음악 51.2% , 뷰티 50.8% , 그리고 드라마 49.0% 가 대중적으로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한국어에 관한 관심 또한 75.4%로 나타나 한국 문 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입증했다. 한류의 중심에는 바로 서울이 있다. 서울은 글로벌 도시로서 한국 문화 콘텐츠의 주요 생산지이 자 창조적 아이디어가 집결하는 공간이다. 강남과 홍대는 K팝과 예술 활동의 중심지로 활발히 기능하며, 경복궁을 중심으로 한 서촌이나 북촌은 외국인이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수많 은 경기와 기록을 남긴 옛 동대문운동장 터에 조성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역사적 기반 위에 현대적 인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며, 서울의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융합하고 미래 지향적인 창조도시로서의 가 능성을 잘 나타내준다. 한류를 경험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관광 산업도 크게 활성화 했다. 2024년 기준,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212만 명으로,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방문객 수의 약 95% 수준에 도달한 수치다. 관광산업 규모를 살펴보면, 외국인 관광객은 서울에 서 총 9.26조 원 약 63.9억 달러 를 소비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33.8% 증가한 금액이다. 전체 소비 중 약 38%는 쇼핑에 집중됐으며, 명동·강남·광화문 등에서 K뷰티 제품, 패션 아이템, K팝 관련 상품이 큰 인기 를 끌고 있다. 글로벌 도시 컨설팅 회사인 레조넌스Resonance Consultancy는 2024년 서울을 세계에서 가장 매 력적인 도시 10위에 선정했다. 레조넌스는 ‘주거 쾌적성Livability’, ‘매력도Lovability’, ‘번영Prosperity’의 세 분야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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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페이지 내용 : 로 나눠 도시의 매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서울은 개인이 보유한 지식이나 기술, 경험 등 경제적 가치를 의미하는 인적자본Human Capital이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번영 부문 8위 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도 시의 물리·자연적 환경의 수준을 나타내는 주거 쾌적성 부문 26위 과 도시의 활력과 공간의 쾌적성을 평 가하는 매력도 부문 31위 에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았다. 한편, 일본 모리기념재단Mori Memorial Foundation 산하 도시전략연구소가 실시한 세계 도시 경 쟁력 평가에서는 서울이 6위를 기록했다. 이 평가는 도시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측정하며, 경제, 연구개발 R&D, 문화 교류, 주거 환경, 환경 지속 가능성, 교통 접근성 등 6개 주요 카테고리와 70개 세부 지표를 기반 으로 이뤄진다. 서울은 연구개발 부문 5위 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고 교통 접근성, 문화 교류 부문에서 각각 16위, 환경 지속 가능성 부문에서 17위를 기록했고, 주거 환경 부문에서는 35위로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았다. 모리기념재단과 레조넌스는 다른 기준과 목적을 가지고 세계 도시를 평가하고 있다. 모리기념 재단은 경제·기술적 경쟁력을 강조하며 글로벌 도시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지만, 레 조넌스는 도시의 매력을 중심으로 더 감각적이고 대중적인 관점에서 평가한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 고 두 평가 모두 서울이 국제적 위상을 가진 도시임을 보여주며, 서울이 글로벌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잡음 을 확인시켜준다. 최근 서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부정적인 인식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2023년 대만 여대생이 ‘서울에 두 번 다시 안 갈 10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고, 일본과 홍콩 등 주변 국 가로 퍼져 논란이 벌어진 일을 기억할 것이다. 그가 꼽은 가장 큰 이유는 ‘대기 오염’이었고, 그 밖에도 ‘지저 분한 거리 환경’, ‘인도 위에 주차된 자동차’, ‘복잡한 지하철’ 등을 지적했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지만, 레조넌스와 모리기념재단에서의 평가 결과와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두 기관 모두 서울의 주거 환경 부문에 대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다. 그녀가 지적한 지저분한 거리 환경―쓰레기봉 투가 쌓여 있는 골목길, 꽁초와 구토물이 있는 거리, 아무 곳에서나 침을 뱉는 행위 등은 외국인 관광객뿐 만 아니라 서울을 살아가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서울의 환경을 조금 더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 만, 사실은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바꿀 수 있는 것들도 많다. 서울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서울 을 사랑하는, 서울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있는 서울 시민으로부터 생겨난다. 공공과 민간, 그리고 서울 시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앞으로 더 나은 서울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서울 역시 레조넌스 가 2024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로 선정한 런던에 뒤지지 않을 만큼 충분히 활기와 개성이 넘치 는 멋진 곳이다.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2030 세계 베스트 도시 보고서’에서는 서울이 가장 매력적인 도시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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