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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페이지 내용 : 1위를 당당히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경신원은 도시와 커뮤니티 연구소 대표로, 영국과 미국·한국에서 주택 및 도시 재 개발 분야의 교육자이자 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흔들리는 서울의 골목길밀레니얼과 젠트리피케이션’이 있다. 문화로 ‘귄’ 있고 예술로 끌리는 도시를 위하여 서울의 도시 경쟁력과 문화 매력도는 어느 정도일까요? 이를 확인할 방법은 결국 외국계 컨설 팅 업체에서 발표한 숫자들뿐이네요. 우선 경쟁력을 살펴봅시다. 일본의 부동산회사가 세운 모리기념 재단Mori Memorial Foundation이 발표한 2024년 ‘글로벌파워도시지표Global Power City Index’에서 서울은 48개 도시 중에서 종합 순위 6위를 차지했습니다. 런던이 1위, 도쿄가 3위였네요. 모리지수가 발표되면 서울시 산하 문화기관은 괜히 질책받는 느낌이 듭니다. 세부 영역 중 ‘문화 교류Cultural Intraction’ 부문의 순 위가 종합 순위나 다른 영역에 비해 낮기 때문입니다. 2024년에는 48개 도시 중 16위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도시 간 비교지수 이름에 ‘매력’이 들어가는 경우를 찾아보면 OECD ‘지역의 매력도 측정Measuring the attractiveness of regions’의 ‘지역매력지수Attractiveness of Regions’나 이탈리아의 한 컨설팅 업체가 운영하는 ‘유러피언 하우스The European House-Ambrosetti’의 ‘글로벌 매력지수Global Attractiveness Index’가 있습니다. 한 국은 9위 1위 미국, 6위 일본, 8위 홍콩 입니다. 좀 더 넓게 보면 관광 분야 지표에서 문화예술의 매력도에 관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화예술은 관광객을 유인하는 요소 정도로, 관광 인프라보다 크게 중시되지 않습니 다. 다행히 최근 문화의 중요성에 좀 더 집중한 ‘문화관광지수Cultural Tourism Index’가 영국 BOP 컨설팅BOP Consulting에서 발간됐는데, 2024년 자료를 기준으로 서울이 종합 4위 1위 도쿄, 2위 베를린, 3위 모스크 바, 5위 런던 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이러한 도시 정책 관련 지표에서 ‘경쟁력’ 대신 ‘매력도’라는 말이 붐을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매력’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찾아볼 수 없고, 경쟁력과 다른 관점으로 인식돼야 할 매력의 본질, 그러한 매력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부족해 보입니다. 도시 매력으로 유치하려고 하는 훌륭한 인재는 산업 구조가 튼튼하고 삶의 인프라가 잘 갖춰진 ‘경쟁력 있는 도시’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겠지요. 하지만 여행객은 편리성이 보장되는 경쟁력보다는 독특 한 로컬리티가 만드는 ‘매력 있는 도시’에 더 이끌릴 것입니다. 돈이 끌려오는 양상을 보더라도, 투자금은 경쟁력 높은 도시로 쏠리겠지만 소비되는 돈은 매력 있는 도시로 쏠리겠지요. 그런데 지금 중요한 것이 돈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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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페이지 내용 : 일까요, 마음일까요? 상품, 서비스, 정보, 체험, 취향, 그리고 정체성까지 사고파는 단계로 진화한 자본주 의 체제에서 자본주의 체제에서 비즈니스 성공의 관건이 ‘마음 움직이기’가 된 지 오래됐습니다. 사람의 발 걸음을 이끄는 매력은 콘텐츠와 상품을 구매하도록 돈의 흐름을 이끌 뿐만 아니라, 그것이 만든 변화에 대 해 인식하는 대중의 마음과 행동을 “끌리고 쏠리고 들끓” 클레이 서키 저·송연석 역, ‘끌리고 쏠리고 들끓 다Here Comes Everybody’, 2008 게 만듭니다. 매력은 이렇게 마음의 움직임으로 결국 돈을 벌게 하는, 즉 정 동경제情動經濟, Affective Economy 체제 안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매력에 따르는 거래 양상을 이 해하기 위해서는 ‘탈화폐화 지대DMZ, De-Monetization Zone 안에서의 감정경제학’이 필요합니다. 이제 인간의 마음이 움직임으로써 인식된 ‘매력’은 디지털로 구현된 이미지와 스토리에 담겨 가 상 세계로 흘러 다닙니다. 빅테크 기업은 그렇게 흘러 다니는, 매력 담긴 정동情動을 포집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센터 짓기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근대 이후 인류 역사의 과정에서 자본가들이 소위 가볍게 자유로워진 것들을 포집해 자기들의 자본으로 축적하기에 적합한 무거운 생산시설 짓기로 진화해온 자본주의의 모습입니다. 초기 자본주의는 농지에서 떨어져 부유하는 노동력을 포집하기 위한 공장을 도시에 지었다면, 지금은 가상 세계로 가볍게 부유하는 정동과 인간 정체성을 포집할 데이터센터 를 국가의 통제도 필요 없는 달 위에 짓겠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답니다. 이제는 매력을 느낀 사람들의 웅성거림buzz을 포착해 객관적으로 계측되는, 무게 있는 매력 자 원 보유 숫자를 넘어서 주관적이고 가벼운 감정의 반응으로서 매력도 자체를 측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렇게 하려면, 기존의 정책 지표 통계 체계보다 빅데이터 기반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매혹보다 더 강력하게 “아름다움이나 매력 같은 것에 홀려서 정신을 못 차림”을 뜻하는 ‘고혹蠱惑’ 은 “뱃속에 있는 알 수 없는 세 마리의 벌레蠱가 홀린다”는 뜻이랍니다. 매력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이성 밖 의 작용입니다. 심지어 다른 많은 사람들 매력 있다고 표현하거나buzz 권위 있는 사람이 매력 있다고 평가 하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머릿속에서는 그 말 때문에 없던 매력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매력이 밑도 끝도 없고, 실체도 없는 것 같지만, 사실 사람 마음이 움직인 이유를 살펴보면 그 밑바닥에는 마음을 주고 받고 수용 받은 경험, 즉 ‘공감’이 있습니다. 개인이나 조직이 뭔가 할 수 있는 힘을 ‘역량’이라고 하고, 남과 비교하고 경쟁해 더 앞설 수 있는 역량이 ‘경쟁력’입니다. 반면 매력은 “홀려서 이끄는 힘”입니다. 남보다 더 멀리 앞서 달리기보다는, 같이 가면서 남이 나와 함께 뭔가를 같이 하게 하는 힘입니다. 이처럼 상대가 자 발적으로 나와 함께 같은 행동을 하게 만드는 데는 서로에게 스며들고 수용받는 공감이 필요합니다. ‘문화 로 귄 있고 예술로 끌리는’ 도시의 매력을 인식하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공감의 과정 입니다. 한류만 잘 났다고 자랑하려고 외국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관객 프로모션의 결과가 아닙니다. 서울문화재단에서는 지금 ‘세계도시 매력지표’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화 정책의 테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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