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페이지 내용 : 세종문화회관 후원회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시작은 구자겸 후 원회장님의 제안에서 비롯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명훈 지휘자가 이끄 는 서울시립교향악단 후원 모임에 참 여한 경험이 있고, 국립합창단 이사 장직을 맡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럽 게 예술에 관심과 애정을 키울 수 있 었지요. 예술 활동을 곁에서 응원하 고 함께하는 일은 제게 늘 소중한 경 험입니다. 마침 구자겸 후원회장님 을 비롯한 가까운 지인들이 세종문화 회관 후원을 시작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연스럽게 뜻을 함께하게 됐습 니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랜 시간 우 리 사회의 중심에서 깊은 문화의 울 림을 전해온 공간이니까요. 회장님께서도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으 시다고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첼로를 배우며 음악과 가까워졌습니다. 어 린이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아동극 무대에도 선 기억이 납 니다. 당시에는 특별한 의미를 두기 보다는 마냥 즐거웠지만, 돌이켜보 면 그 시절이 지금도 제 안에 반짝이 는 빛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렇듯 예 술 경험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고, 반복된 일상에 리듬을 더하기도 합 니다. 대학에서는 친구들과 중창단 을 꾸리기도 하고, 검사 재직 시절에 는 수사관과 여직원들로 구성된 합 2022년 대전에 설립한 헤레디움이 역사 적 공간과 예술의 결합으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헤레디움의 설립은 대전 大田, 그리고 대전역의 역사성과 관 련 있습니다. 1922년 일제 강점기, 대전역 근처에 지어진 구 동양척식 회사 대전 지점은 대영제국의 동인 도회사를 본뜬 대표적인 수탈 기관 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전국에 9개 지점이 있었지만, 부산·목포·대전 에만 흔적이 남아 있었지요. 역사 의 아픈 기억을 생동하는 예술, 시 민과 예술가의 즐거운 기억으로 채 워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건물 이 지어진 지 100년이 되는 2022년, CNCITY마음에너지재단이 보수와 복원 작업을 거쳐 현시대의 예술적 영감을 전하는 전시와 수준 높은 클 래식 음악 공연을 위한 복합 문화공 간으로 새롭게 탄생시켰습니다. 개 인적으로는 대전이 고유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특색 있는 도시로 성장하 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헤 레디움을 비롯해 대전역 인근에 있 는 옛 사택과 관사·창고 등을 새로운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 관람한 공연이나 전시 등 인상적 인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세종문 화회관에서 관람한 서울시무용단의 일무 가 인상 깊었습니다. 제례에 서 사용되던 전통무용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점이 좋았습니다. 음악과 동작, 의상까지 전통의 깊이 안에서 현대적인 감각이 멋지게 어우러졌고 요. 공연 내내 ‘전통은 계속 진화한다’ 는 생각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이 뉴욕 공연에서도 주목받 았다고 들었는데요. 그 이유를 충분 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후원회를 위한 행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을 들려주세요. 백스테이지 투어 를 통해 객석에서는 볼 수 없던 무대 뒤 세계를 직접 경험하면서, 하나의 공연이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분의 정성과 노력이 담기는지 생생 하게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후원이 단지 재정적 지원에 머무르는 데 그 치지 않고, 예술의 여정을 함께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 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후원회는 후원기금을 통 한 예술교육 및 예술단 지원 등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서는 후원회 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 하시나요? 예술이 좀 더 많은 사람의 삶에 닿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어린 이나 청소년, 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은 후원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일이라고 느 낍니다. 예술이 사회 곳곳에 더 깊숙 이 스며들수록 사회는 나아집니다. 예술 활동이 한정된 누군가의 전유 물이 아닌,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한 다는 생각에 공감하며 후원회가 그 마중물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문화예술 후원이 확산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좋은 무대를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접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지요. 후원은 결국 ‘좋은 것을 함께 나누는 일’이라 고 생각합니다. 꼭 큰 금액이나 활동 이 아니어도, 예술을 응원하고 지지 하는 작은 관심이 쌓이면 그것만으 로도 큰 힘이 됩니다. 예술이 일상 가 까이에 머무를 수 있도록 세종문화 회관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개인의 후원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 흐름 속에 서 조용히 힘을 보태겠습니다. 창단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검사와 수사관, 여직원 사이에 존재하는 보 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보고 싶었거 든요. 서로 다른 목소리가 양보하고, 포개며 화음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늘 저에게 감동을 줍니다. 저마다의 노력이 모여 무대 위에서 빛을 발하 는 모습 또한 큰 기쁨이고요. 다방면으로 문화예술 후원을 이어가고 계시지요. 예술은 때로 말보다 깊은 위로와 울림을 줍니다. 저 역시 살면 서 예술을 통해 마음이 열리고, 시야 가 넓어진 순간이 많았고요. 이런 경 험이 다른 이에게도 전해지길 바라 는 마음으로 후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예술의전당 후원회 부회장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회 와 세종솔로이스츠 이사로 활동하며 각기 다른 분야의 예술이 우리 사회 에 얼마나 다채로운 힘을 주는지 배 우고 있습니다. 전에는 콩쿠르에 도 전하는 어린 바이올리니스트를 개인 적으로 지원한 적도 있는데요. 그 친 구들이 해외 명문 음악대학에서 교 수로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조용히 응원한 시간이 더욱 뜻깊게 느껴지 곤 합니다. 예술은 누군가를 앞세우 기보다는 그 자체로 사람을 이해하 고, 세상을 더 따뜻하게 바라보는 힘 이 있습니다. 곁에서 작은 도움이라 도 함께할 수 있어 늘 감사합니다. 예술의 여정에 함께하며 황인규 세종문화회관 후원회 수석부회장 글. 박채림 ‘세종문화N’ 에디터 사진.StudioKenn 62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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