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페이지 내용 : 어떤 글이든 첫 문장을 시작하기까지 어 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편입니다. 바깥 을 돌아다니며 바람을 쐬거나 노래를 듣 기도 하고요. 뭔가가 떠오를 때까지 천 장을 쳐다보기도 해요. 그러니까 첫 문 장 혹은 중요한 단어나 생각들이 제게 다가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말할 수 있겠 네요. 요즘에는 그래도 일찍 잠에 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잘 자고, 물도 열심히 마시 고, 다리 스트레칭도 하고요. 그렇게 하 루를 잘 보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절감 하고 있어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할 땐 걷기 위해 나서고, 그래도 집중이 어려 우면 손을 씻습니다. 비누로 꼼꼼하게 닦고, 그러다보면 좀 나아지기도 합니 다. 즐거운 자극이 될 만한 책이나 영화, 영상을 비타민 챙겨 먹듯 보고 있죠. 풍자나 조롱, 우회적으로 비유하기 등 과거 마당놀이부터 지금의 코미디에 이 르기까지 남을 웃기는 일에는 다양한 방 법과 맥락이 존재합니다. 무언가를 표 현하기 위해 재미있는 것들을 떠올리고 시도하다보면 의도가 잘 통해서 웃음으 로 이어질 때도 많지만, 때론 맞아떨어 지지 않을 때도 있어요. 좋은 반응도, 아 쉬운 의견도 있죠. 좀 껄끄럽게 느껴지 는 내용은 최대한 잊으려고 하고, 잘 안 될 때는 별수 없이 답답해하며 스트레스 를 받기도 합니다. 브이로그로 일상을 담거나 에세이를 쓰 는 일은 제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는 창 구가 됩니다. 코미디라는 건 아무래도 짓궂을 수밖에 없으니, 짓궂게 연기하 다가도 한편으론 ‘그런데 실은 저에게 는 정반대의 모습도 있어요. 다른 생 각도 많이 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그간 직간접적으로 시도하고 경험한 무 대 혹은 영상에 기반해 이번 공연을 준 비하고 있습니다. SYNC NEXT 공연에 가장 반대되는 형식이 유튜브의 숏폼이 라는 생각도 들어요. 지금까지 친절하 게 설명하듯 콘텐츠를 만들어왔다면, 이번 무대는 저와 빠더너스에게 완전히 새로운 시도가 될 겁니다. 물론 SYNC NEXT에 출연하는 다른 분들에 비해서 는 상대적으로 설명적일 수 있겠죠. 실 험적인 것 중 가장 대중적인 것, 난해 하고 어려운 것 중 제일 이해할 만한 것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무대에 오르려 합니다. 간혹 오해가 있기도 하지만 문상훈 구독자202만 명을 자랑하는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BDNS’의 프런트맨. 넷플릭스 시리즈 D.P 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배우. 그리고 에세이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을 쓴 엄청난 필력의 소유자. sketch comedy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