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페이지 내용 : 여름 시즌 동안 많은 작품이 올 라간다. 무대 셋업 시간이 빠듯 할 듯한데. 장연희 빠르게 돌아가야 하니 셋업 시 간을 역순으로 계산하며 준비하고,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기 위해 작전 회의를 적지 않게 한다. 임아라 하우스매니저 관점에서 가변형 객석을 활용한 좌석 배치도 작업은 꽤 어려운 일이다. 각 공연의 좌석 배치도 는 아티스트와 하우스매니저뿐 아니라 다양한 파트의 무대감독들과 상의하며 결정된다. SYNC NEXT는 각 공연의 간 격이 짧은 편이지만, 현장에서 배치도 를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담당자들이 필요할 때마다 재량 껏 수정 가능하다는 것이 프로그램 자체 의 지향점이자 이 프로그램만의 장점이 기도 하다. 다만 안내원들은 상주 직원 이 아니라 순환으로 근무하기 때문에 시 즌 내내 매번 브리핑해야 한다. 공연 시 작 전에 꼭 함께 객석을 미리 둘러보며 배치도를 확인한다. 동시대성, 그리고 시의성 올해 라인업을 보고 음악 장르 에 좀 더 무게를 둔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예 술가가 협업하면서 그간 공연 예술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시각과 청각을 넘어 후각이나 촉각 등 다른 감각을 자극하거 나, 여러 감각을 동시에 다층적 으로 건드려 관객의 관람 경험 을 확장하고 있는 듯하다. 개인 적으로는 음향의 입체적인 개 입이 관객의 ‘촉각’을 자극한다 고 느끼기도 한다. 남윤수 SYNC NEXT의 레퍼토리는 여 느 극장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감각 적 자극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고 생 각한다. 실제로 관객에게 새로운 자극 을 주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음 향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국 기본을 충실하는 것이다. 노 이즈가 없어야 새로운 자극에도 더 민 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 적으로 인상적인 시도를 한 공연은 작 년 박다울×유태평양×류성실의 돌고 돌고 2024∕ 07∕11-07∕12 였다. 당시 최 근 음향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머 시브 사운드 시스템immersive sound system 을 도입했고, 실제로 관객 반응도 좋았 던 것으로 기억한다. 올해 역시 이머시 브 시스템의 적용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보통 음향 효과를 이야기할 때 관 객이나 아티스트는 음원의 무브먼트 움 직임 에만 집중하기 쉬운데, 음향 파트 에서는 이머시브 시스템을 통해 각 음원 의 확장성과 존재감을 어떻게 구현할지 더 깊이 고민하고 연습한다. 이러한 간 극을 줄이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 으며, 돌고 돌고 에서도 음원의 공간 적 확장성과 움직임을 적절히 조합해 구 현했다. 또한 이 공연에서는 관객이 진 동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서브우퍼 subwoofer를 활용하기도 했다. 관객이 마 치 소리를 촉각으로 느끼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 셈이다. 이전 시즌과 비교했을 때, 특히 올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임아라 광화문을 벗어나 이태원에서 사전 행사로 리스닝 파티를 진행하고, SYNC NEXT 기간 세종S씨어터 앞에 상 시 운영하는 라운지를 설치해 관객 경 험이 공연장 밖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 록 준비하고 있다. 나아가 객석 공간을 하나의 커다란 전시장처럼 운영 루시드 폴·정마리·부지현 하거나, 공연 전후 로 관객의 동선을 유연하게 변경 리퀴 드사운드 하는 등 다양한 가변형 객석 운영을 고민하고 있다. 최민주 티켓 파트에서는 올해 디지 털 티켓 활용률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 고 있다. 공연장 내 네트워크 환경을 보 강해 디지털 경험의 감도를 높이고, 이 로 인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향 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장르별 관객 특 성에 맞춰 예매처를 분산해 운영하는 것 도 올해 처음 시도한다. 예를 들어 대중 음악은 멜론티켓, 무용은 티켓링크를 비중 있게 배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 데이터를 수집해 마케팅에 적용하 려고 한다. 공공극장으로서 최근 공연계 가 주목하고 있는 다양한 의제 와도 무관할 수 없다고 생각한 다. SYNC NEXT는 이러한 의 제와 어떤 방식으로 관련되며,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 하다. 개인적으로는 2023년 에 선보인 서사무엘×지후트리 의 그러면 사랑 얘기는 누가 하지 2023∕ 07∕ 28-07∕ 30 가 인상깊었다. 최근 수어가 퍼포 밍의 단위 또는 접근성 채널로 무대 안에 들어올 때 ‘접근성’, ‘배리어프리’, ‘무장애’ 등 표현 이 공연 홍보 문구 전면에 등장 하곤 하는데, 이 공연은 서사무 엘의 보컬에 맞춰 지후트리의 수어가 언어이자 노래, 그리고 몸짓으로 감각됨에도 그러한 표현을 내세우지 않았다. 20 SYNC NEXT, SEEDNEXT
23페이지 내용 : 조휘영 SYNC NEXT의 다른 공연에서 는 ‘배리어프리’ 관련 표현을 사용한 적 이 있지만, 서사무엘과 지후트리의 공 연에서는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것 이 맞다. 당시 배리어프리 공연 중에서 는 비장애인 관객이 장애인 퍼포머의 공 연을 관람하게 하는 기획이 많았는데, 오히려 그것이 ‘배리어barrier’를 뚜렷하 게 만드는 장치라고 생각했다. 이처럼 공연계에서 제기되는 거대 담론이나 의 제에 대해 그 자체를 전면에 드러내기 보다는, 각 프로듀서의 시선과 해석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접근하고 있다. 운 영 방식상 개별 기획자의 관점이 자연스 럽게 프로그램 전반에 반영되기 때문이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흐름 속 에서 중요한 의제를 놓치지 않기 위한 고민과 시도는 지속되고 있다. 이번 시즌만 해도 18팀의 아티 스트가 11편 프로그램을 선보 인다. 작품 수 자체도 적지 않 은 데다, 분야 또한 매우 다양 하다. 아티스트 전부를 소개 해야 한다는 점, 특히 SYNC NEXT라는 하나의 기획 안에서 이들을 포섭하면서 각자의 특 수성을 매력적으로 알리는 것 이 마케터에게는 꽤 큰 도전일 것 같은데. 하수정 영화와 비교하자면, 마케팅 콘 셉트를 잡기 위한 소스가 상대적으로 부 족한 편이다. 영화는 이미 완성된 결과 물이 있고, 제작 과정에서 스틸컷이나 메이킹 영상 등을 확보해 이를 기반으로 마케팅 콘셉트를 구축할 수 있다. 하지 만 SYNC NEXT는 공연 전날까지도 콘 텐츠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보니, 사실 상 ‘느낌’만으로 관객에게 다가가야 할 때가 많다. 어떤 관객은 그 느낌만으로 도 예매 의사를 가질 수 있지만, 최근에 는 확실한 정보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소 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단순한 인상만으로는 극장까지 발걸음하도록 하기가 쉽지 않다. 작년에는 다섯 명의 마케터가 SYNC NEXT에 참여했고, 각 자 두세 작품씩 맡았다. 마케터들 역시 사실상 느낌 위주로 자신이 맡을 작업 을 선택한다. SYNC NEXT는 동시대성 과 무경계성을 기반으로 하지만, 하나 의 메시지를 강하게 관통시키는 프로 그램은 아니다. 마케터도 자신이 매력 을 느낀 작품을 더 잘 보이게 하기 위해 각자 더듬어가며 작업하고, 그렇게 모 인 결과들이 결국 SYNC NEXT라는 이 름 아래 남는 것 같다. 각 작품을 개별적 으로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 고, 어렵지만 재미있는 작업이라고 생 각한다. 지난해부터 ‘클럽 뉴 블랙’이라 는 구독 모델이 운영되고 있다. 공공극장에서 시도하는 구독 모델이 소비자/판매자의 관계 를 넘어, ‘관객/극장’ 사이에 어 떤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조휘영 패키지 티켓과 유사한 개념이 긴 하지만, ‘소속감’ 측면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요즘 관객들은 확실한 정 보 없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 경향이 있 다. 기존의 패키지 티켓은 공연 정보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도 몇 가지 작품을 미리 선택해 구매해야 했지만, ‘클럽 뉴 블랙’은 일단 구독을 하고, 당장 공연을 예매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시기에 가장 높은 할인율을 언제든 적용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관객에게 더 많은 선택 지를 제시하고, 스스로 주체성을 갖고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한 방식이다. 우리가 없애려는 경계에 대해 세종문화회관은 SYNC NEXT 를 통해 공연 장르와 극장 역할 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성을 지 향하고 있다. 그 안에서 궁극 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무엇일 까? 제작진으로서 ‘경계 없음’ 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 는지 궁금하다. 하수정 소셜미디어 채널을 모니터링 해보면SYNC NEXT의 인지도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2024년 박다울×유태평 양×류성실, 김신록×손현선, 그리고 올 해는 루시드폴·정마리·부지현이나 벌 트vurt.·업체eobchae 등 쉽게 조합이 그려 지지 않는 아티스트들이 함께한다. 특 정 아티스트나 공연 장르에 관한 관객의 선입견이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전 략이다. 예측 가능성을 낮추는 방식으 로 말이다. 장연희 SYNC NEXT는 늘 어려운 공 연이다. 매번 파격적인 시도가 이뤄지 는데, 그래서 더 생각하게 된다. 이 공연 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 메 시지는 제대로 전달되고 있을까? 단지 신선한 충격이 필요해서, 그것을 ‘공연’ 이라는 장르로 포장하는 건 아닐까? 그 런 질문들 이면으로는, 그러한 생각 자 체가 공연이라는 틀을 비좁게 보고 있 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든다. 공연계의 주요 담론과 의제를 외 면할 수 없고, 이를 공연의 언어로 풀어 내야 한다는 사명감도 있다. 하지만 재 정과 환경의 한계를 무시할 수 없다. 아 이디어는 끊임없이 쏟아지고, 장르 간 talk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