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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페이지 내용 : 서구 미술사에서 아프리카 예술까지 전시는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와 앤 디 워홀Andy Warhol처럼 한국 관람객 에게 익숙한 작가를 전면에 내세우 지만, 이 둘의 이름만으로 기획을 규 정하기엔 부족하다. 그 외에도 빈센 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파블로 피 카소Pablo Picasso 등 서양미술을 대 표하는 거장은 물론 남아공을 대표 하는 현대미술가 윌리엄 켄트리지 William Kentridge 등 89명의 작품을 선 보이며 1600년대부터 1900년대 후 반까지 약 400년에 걸친 서양 미술 사의 흐름을 아우른다. 17세기 네덜 란드 황금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 라 파엘 전파와 낭만주의, 바르비종파 명작과 인상파·후기 인상파, 나비파 와 큐비즘,20세기 영국과 미국의 현 대미술에 이르는 방대한 역사를 사 조와 시대별로 나누어 전시했다. 전시는 19세기 후반 이탈리아에 서 활동한 초상화가 안토니오 만치 니Antonio Mancini와 조반니 볼디니 Giovanni Boldini가 그린 필립스 부부의 초상화를 보여주며 포문을 연다. 이 어서 바로 두 번째 섹션 ‘네덜란드 회 화의 황금기’로 넘어가는데, 17세기 네덜란드 회화가 정점을 이룬 이 시 기는 남아프리카 역사와 밀접한 연 관이 있다. 현재 남아공 영토가 과거 네덜란드 정착민의 식민 지배를 겪 은 지역이기 때문에 이 시기의 작품 은 뛰어난 작품성과 식민주의 역사 를 동시에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섹션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미 술’은 영국 낭만주의 회화의 빛과 색 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윌리엄 터 너William Turner의 두 작품을 보여주며 영국 예술의 색채가 짙은 JAG 초기 컬렉션의 특징을 드러낸다. 네 번째 섹션은 ‘인상주의 이전-낭 만주의에서 사실주의 혁명으로’다. JAG가 수집한 19세기 후반 프랑스 회화의 초기 컬렉션을 담아내면서 자연스럽게 다섯 번째 섹션 ‘인상주 의를 중심으로’로 이어진다. 프랑스 의 풍경화가 외젠 부댕Eugène Boudin 의 작품으로 시작하는 이 섹션은 인 상주의의 탄생과 전개 과정을 잘 보 여준다. 여섯 번째 섹션 ‘인상주의 이 후’에서는 후기 인상주의 및 초기 아 방가르드 예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인 다. 특히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 의 조각은 전시 흐름에 틈을 주면서 컬렉션이 회화 외의 장르로 확장하 는 전환점으로 역할을 한다. 그렇게 일곱 번째 섹션 ‘20세기 초반 의 아방가르드’가 등장한다. 피카소 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미술 을 해체하고 새로운 시각 언어로 옮 겨가는 아방가르드의 다채로운 양식 을 보여주는 자리다. 다음 ‘20세기 컨 템퍼러리 아트’ 섹션은 대담한 표현 방식으로 알려진 프랜시스 베이컨 Francis Bacon과 영국을 대표하는 조각 가 헨리 무어Henry Moore의 작품으로 시작한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후 예술의 긴장과 해체를 다루는 두 작 가는 모두 전후 영국 미술의 중추적 인물이다.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뉴 다다와 팝아트를 대표하는 예 술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와 리처드 해밀턴Richard Hamilton 등의 작 품도 볼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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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페이지 내용 :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 소장품 특별전 2025 ∕05 ∕16—08 ∕31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모네·고흐·피카소·워홀 등89명의 작품 143점 때 컬렉션 내 남아공 미술이 마지막 에 배치된 덕분에 이들의 존재감이 더 강하게 인식된다. 이번 전시는 JAG가 자국 예술을 받 아들이기까지 과정을 톺아보는 중요 한 자리다. 주요 미술사조와 서양 미 술의 걸출한 이름을 조명하고 계보 를 나열하면서도 그 안에 특이성이 존재했다는 점을 전시 말미에 드러 낸다. 유럽 중심주의로 구성된 초기 컬렉션과 아프리카 중심 서사를 담 으려는 최근의 시도가 한 전시 안에 서 공존한다. 화려한 유럽 미술의 뒤 편에는 식민주의, 인종차별, 탈식민 이후의 정체성이라는 문제가 놓여 있다. 이 마지막 섹션은 유럽 미술사 의 대미가 아닌 남아공의 과거를 조 망하고 현재를 향해 나아가는 서사 의 발걸음이다. 익숙하고 화려한 유 럽 미술의 대표작이 너무도 당연하 게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는다면, 그 끝에서 마주하는 남아공 작가들의 작업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몸소 증명한다. JAG는 유럽과 미국 중심의 미술관 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자신들의 유 산을 비판적으로 돌아보며 변화를 시도했다. 한계를 자각하고 그동안 외면한 공동체와 예술을 수용한 것 이다. 한 세기 넘게 누락된 흑인 작 가들의 예술은 이제 이 컬렉션의 중 심을 이룬다. 미술관은 장식예술, 공 예, 토착문화 등 다양한 형식 안에서 다민족·다문화적 레퍼토리를 적극 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현대에 들어서 흑인 예술가 연합의 기록을 보존하고 지역과 계층을 아우르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공 간과 공동체를 연결한다. 이번 전시는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 러리가 유럽 중심의 식민지 미술관 에서 벗어나 자신의 정체성과 역할 을 다시 묻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 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시를 관람하 는 동안 미술관이 역사·제도·지역 과 교차하는 지점을 직접 목격하며 변화의 가능성을 체감하게 된다. 요 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는 과거의 한계를 인정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 가는 중이다. 그 과정을 서울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 전시의 의의가 있다. 예술로 다시 쓰는 역사 이렇듯 마지막 섹션은 ‘20세기부터 오늘날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예 술 현장’이라는 제목 아래 남아공의 현대미술, 공예, 공동체 기반 예술을 보여준다. 인상주의 회화를 지나 미 국과 유럽의 동시대 미술까지 시대 순으로 방대한 서구 미술사의 흐름 을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도달해서야 남아공 현대미술로 이어지는 맥락 을 맞닥뜨리는 것이다. 동시대 작품 이라는 이유로만 마지막에 놓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술사에서 배제된 아프리카 예술의 위상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 마지 막 섹션은 전시 전체를 반추하게 만 드는 장치다. 관람객의 입장에서 볼 Paul Signac, La rochelle, 1912, oil on canvas, Johannesburg Art Gallery exhibition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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