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페이지 내용 : 세종문화회관 후원회와의 인연을 소개 해주세요. 많은 회원이 그렇지만, 저 역시 구자겸 후원회장님의 권유로 함께하게 됐습니다. 저는 부산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서울을 오 가며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개인 적으로 음악가 집안이라 예술에 친 숙하기도 했고요. 누님이 세 분인데, 성악·피아노·첼로를 전공한 음악 가들이고 대학교수로 활동하다 퇴임 하시기도 했죠. 저도 자라면서 여러 악기를 배웠는데, 소질이 있는 편은 아니라 결국 다른 길을 걷게 됐습니 다. 그래도 누님들 연주회에 따라다 니느라 항상 음악과 가까웠죠. 세종 문화회관에 처음 방문한 것도 누님 의 귀국 연주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였으니까요. 부산에 살지만, 초등학 회원들이 기관을 지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회원 수도 늘리고, 나아가 행사도 알차게 운영하고 싶 습니다. 후원하는 차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다 양한 활동을 벌이는 모습이 인상 깊습니 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작가를 발굴 하고 지원하는 것도 후원회의 역할 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진 작가를 소 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어 작 가의 스튜디오를 방문해 작업 과정 을 지역 방송에 방영하고, 미술관에 는 아트숍을 마련해서 관람객이 부 담 없이 작품을 접할 수 있게 하려 합 니다. 서울옥션과 협력해 부산에서 옥션을 열기도 했고요. 미술관에서 후원하는 것이 투자 차원으로도 얼 마나 가치 있는지 알리는 강연도 계 획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김정운 작 가를 비롯해 미술계 인사를 초청해 몇 차례 강연도 열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관람한 공연이나 전 시 가운데 인상적인 순간이 있다면 언제 인가요.시간이 좀 흘렀지만, 2023년 세종문화회관에서 감상한 뮌헨 필 하모닉의 연주가 무척 인상 깊었습 니다. 음원과 실황 연주의 차이가 이 토록 클 줄은 몰랐습니다. 지휘자 정 명훈과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역시 대단하더 군요. 특히 실력 있는 예술가의 무대 일수록 현장에서 느끼는 감동이 크 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후원회는 기업 제휴만 아 니라 후원기금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후원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시 민과 예술가, 기관 사이에 가교가 되 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 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수 를 늘리고, 예술가를 응원하며, 문화 예술에 관심 없는 분들도 입문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후원회의 핵심입 니다. 행정이 하는 일과는 또 다른 균 형을 맞추는 역할로 보는 것이지요.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에 문화예술 후원 이 확산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 할까요. 문화예술이 주는 깊은 감동 과 정신·인격적 성장을 경험할 기회 를 만들어야 합니다. 홍어 같은 음식 으로 예를 들자면, 처음에는 낯설지 만 여러 번 먹어보면 그 맛을 알 수 있 죠. 문화예술에 입문할 기회를 더 많 이 제공할수록 많은 사람의 삶에 자 연스럽게 예술이 스며들 것입니다. 회식 대신 직원들과 함께 공연을 관 람한 적이 있는데, 반응이 무척 긍정 적이더군요. 저 역시 후원회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공연과 전 시를 접하게 되는데요. 이를 통해 문 화예술이 자연스럽게 제게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전 혀 관계없어 보이는, 비즈니스 관련 한 결정을 할 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원묘지 사 업을 하면서 ‘장례는 절차가 아니라 문화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만 들었는데, 그동안의 문화예술 경험 이 녹아든 카피였지요. 이 외에도 부 활절에 크리스천 유가족을 위한 연 주회를 기획하기도 했는데, 예술이 제 삶에 스며든 이후 일어난 변화라 고 할 수 있습니다. 삶은 더 풍요로워 지고, 비즈니스에도 따뜻함이 깃들 지요. 예술을 통해 우리는 시야가 넓 어지고 때로는 사고의 확장을 경험 하기도 합니다. 이런 긍정적인 경험 을 겪은 이들이 늘어나면 후원문화 또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게 될 것 으로 생각합니다. 교와 중학교를 이 근처에서 다녔기 때문에, 후원회 활동을 위해 올라올 때마다 어린 시절의 향수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외에도 여러 방면으로 문 화예술 후원을 이어가고 있으시지요.현 재 부산미술관회의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10년 전쯤 부산에 시립미 술관이 들어서면서 후원회를 조직한 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는데요. 예술 에 대한 조예가 깊어서 혹은 어떤 사 명감을 가졌다기보다 처음에는 지 역사회에 도움을 보탠다는 즐거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후 원회 이사장까지 맡게 됐고요. 현재 3년 임기를 마치고 연임해 4년째를 맞이했는데, 후원회원일 때와 임원 으로 활동할 때의 차이가 크네요. 제 가 권유해 후원회에 함께한 분들도 많이 계신 만큼, 저 역시 책임감을 가 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후원문화가 활성화되도록 여러 시도를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후 원은 부산미술관회에서 먼저 시작 했지만, 개인적으로 세종문화회관 후원회 활동에서 많은 영감을 받습 니다. 세종문화회관이 후원회를 파 트너로 인정하고, 시에서도 후원회 의 역할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더군 요. 이런 분위기에서 후원회가 시민 과 문화기관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 이 인상 깊었습니다. 현재 세종문화 회관 후원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시스템을 부산미술관회에도 접목하 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산시 에서 개보수하고 있는 미술관에 후 원회 라운지도 새롭게 만들었고, 후 원회원은 물론 시민이 참여할 수 있 는 행사도 적극적으로 개최하고 있 습니다. 예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예술이 우리 삶에 스며들면 이형주 세종문화회관 후원회 부회장 글. 백미희 ‘세종문화N’ 에디터 사진. Studio Kenn 62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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