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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연극 <얼음> : 진실, 혹은 허상의 형체에 대한 질문
등록일 2021.01.17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불확실한 단서로 사건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형사들. 하지만 진실은 연극 <얼음>의 포스터처럼 혁이의 머릿속에만 존재할 뿐이다. 아니, 혁이도 모를까? 말이 없는 죽은 자만 모든 것을 알고 있을까?

흩어져 있는 단서들을 모아 '얼음'으로 굳힌다. 하지만 그 또한 결국엔 진실인지 허상인지 모를 무언가일 뿐이다. 범인은 잡힐까, 아니면 미해결 사건으로 흔적도 없이 녹아 없어질까. 그래도 그 속에 진실된 단서가 조금이라도 섞여있으리라 믿고 싶었다. 형사들은 대체로 혁이의 진술을 믿지 않은 것 같지만, 난 혁이를 조금이라도 믿고 싶었다.

이 연극에서 형사들이 찾고자 하는 사건의 진실은 결국 의미가 없는가. 그것이 비틀리고 흩어지는 과정이 더 중요했을까. 어찌되었든 영지는 이미 죽었고, 형사들의 추리는 수사의 진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 듯하다. 당사자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진실이 타인에 의해 비틀리고 흩어지는 것. 그게 당연하다는 걸 보여주는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이라 추정되는 불완전한 형태라도 좇아야 함을 역설하고 있는 걸까. 어쩌면 믿는 것이 곧 진실이 되는 것일까? 일상에서 나도 모르게 자주 남발했던 '진실'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보게 된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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